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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곡일기89

『羊文学 - GO!!!』 2024. 01. 29. 월 오늘의 곡은 히츠지분가쿠의 GO. 약속이 생겨 어느 장소에 도착해야 할 때, 지하철은 50분, 버스는 1시간 걸린다 하면 난 서슴없이 버스정류장으로 발길을 향한다. 지하철 보단 용기가 필요한 대중교통이지만, 노래를 들으며 햇살을 만끽하는 시간을 꽤 좋아하기 때문이다. 나를 기억하지 못할 사람들이 지나가고, 내가 기억하지 못할 풍경들을 보며 집에 갇혀있음 느끼지 못할 감정들로 내 몸을 채워나가는 그 시간이 좋다. 목적지에 도달하기 두 정거장 전부터 마음의 준비를 해야 해 다시 정신을 차리지만, 그 시간만큼은 노래와 하나가 되어 세상과 단절된 것만 같은 기분이 든다. (남에게 들키지 않을 자그마한 소리로 콧노래 부르기도 한다.) 히츠지분가쿠의 곡은 나만의 시간을 만끽할 때 자주 .. 2024. 1. 29.
『기리보이 - 뭐 어떡할까』 2024. 01. 27. 토 오늘의 곡은 기리보이의 뭐 어떡할까. 한창 고등래퍼와 쇼미가 유행일 때 나도 그 물에 타 열심히 노를 저었었다. 학교 선배가 내 랩하는 모습을 보며 기리보이 닮았다는 칭찬을 한 뒤, 나 랩 좀 치는듯 하며 맨날 랩 가사와 힙합 비트만 주구장창 만들어 대니까 학교에서 무섭다고 소문난 선배가 자기도 랩 좋아한다며 나에게 친근하게 다가와 주었다. 그 선배가 자퇴하기 전까지 선배 친구들 눈칫밥 먹으며 학교생활을 했던 기억이 있구먼. 지금은 어느새 이찬혁형님 말처럼 힙합은 안 멋지게 느껴지지만, 기리보이의 노래를 들으면 랩에 열중이었던 어린 날의 내 모습이 생각난다. 그땐 곡을 만들고 남에게 들려줄 때 제일 행복했었는데, 그 과정이 반복되다 보니 감정이 무뎌져 목적을 쫓는 음악을 하게.. 2024. 1. 27.
『日向坂46 - 見たことない魔物』 2024. 01. 12. 금오늘의 곡은 히나타자카의 본 적 없는 마물. 최근에 히나타자카가 출연하는 방송들을 보고 깨달은 것이 있다.아이돌은 선망의 대상이 아니라 하나의 직업이라는 것을.남들보다 뛰어난 외모로 쉽게 성공하는 것처럼 보여도어떤 직업 못지않은 노력과 끈기를 통해 자신의 일거리를 유지한다.그걸 이제 알고 나서야 깨달았다.세상 사람들은 다 똑같이 사는구나.내가 힘드니 너가 힘드니 할 것 없이 다 힘들고 내가 우월하니 너가 모지니 할 것 없이 다 같은 존재이다. 이젠 아이돌을 보면 나와 별반 다를 것 없다는 생각이 든다.내가 외모가 뛰어나다는 소리가 아니고,같이 성장하는 존재로서 동질감을 느끼는 것이다.그들도 나처럼 더 나은 나날을 위해 열심히 달려나가겠지.그때까지 포기하지 말고 서로 힘냈으면 좋.. 2024. 1. 12.
『BIG Naughty - INFJ (Feat. B.I, 방예담)』 2023. 12. 28. 목 오늘의 곡은 빅나티의 인프제. 예전의 나는 INFP였는데 지금은 INFJ로 바뀌었다. 알파벳 네 글자로 사람을 판단하기엔 턱없이 부족하지만 나도 모르게 MBTI라는 틀에 가둬 선입견을 만든다. 초등학교때인가 혈액형 붐이 왔을 때도 그랬지. '넌 O형이니까 내꺼 입대고 마셔도 돼!' 이 말을 참 많이 들었었다. MBTI나 혈액형이 사람을 나누는 기준이 되면 안 되지만 그게 맞든 틀리든 나를 알 수 있는 기회가 생겨 좋다. 앞으로 나는 어떤 MBTI가 되려나... 2023. 12. 28.
『Bing Crosby - White Christmas』 2023. 12. 25. 월 오늘의 곡은 빙 크로스비의 화이트 크리스마스. 아침에 일어나 창밖을 보니 눈이 소복하게 내리고 있었다. 서울 올라온 지 2년 차에 눈에 놀라는 건 새삼 부끄러운 일이지만 오늘만큼은 다르다. 내 인생 처음의 화이트 크리스마스이기 때문이다. 서울에 적응되고 동심을 잊어 가며 눈이 점점 싫증 날 때쯤, 하늘이 나에게 작은 크리스마스 선물을 주었다. 생각해보면 여느 때의 눈 내리는 것과 별반 다를 게 없다만 달력에 적힌 크리스마스라는 글자 하나만으로 이렇게나 들뜬 내 마음이 신기하다. 이브에 차마 하지 못하였던 기도를 오늘이라도 하자. 산타 할아버지께서 듣고 계실지 모르니 말이다. 2023. 12. 25.
『水曜日のカンパネラ - 聖徳太子』 2023. 12. 19. 화 오늘의 곡은 수요일의 캄파넬라 쇼토쿠 태자. 이번 주의 나의 머리를 지배한 곡이다. 아침에 일어날 때, 점심에 밥 먹을 때, 저녁에 목욕할 때, 심지어 글 쓰고 있는 지금 이 순간도 계속 생각난다. 모모타로라는 곡으로 이 팀을 알게 되었는데, 그때 부르던 보컬과는 사뭇 다른 목소리와 비주얼에 남몰래 성형하고 보컬레슨 받았나? 생각했건만 탈퇴하고 새 맴버가 들어온 거였다. 보컬은 바뀌어도 작곡가는 그대로여서 그런지 대중성을 조금 추가한 옛날 느낌이 들어 좋았다. 음, 앞으로의 꾸준한 활동을 응원한다. 2023. 12. 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