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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곡일기86

『래원 - 잠 못 드는 밤』 2024. 04. 23. 화 오늘의 곡은 래원의 잠 못 드는 밤. 하도 작업을 안 해서 손이 근질근질해 타자연습이나 하고 있었을 때, 고등학교 친구에게 카톡이 왔다. 자신이 미디 관련 수업을 들었는데, 하나도 모르겠다며 도움을 줄 수 있느냐는 카톡이었다. 나는 미디에 일가견이 있는 사람이라 생각하기에 자신만만한 표정으로 무슨 과제냐 물어보니 동요를 이디엠으로 바꿔달라고 하였다. ... 동요를 이디엠으로 바꿔달라고? 절대로 관계없을 거 같은 두 단어가 한 문장에 있어서 느껴지는 어색함에 내 자신만만한 표정은 굳고, 타자 연습을 한 내 손가락은 'ㅇㅋ' 두 글자조차 잘 쳐내지 못했다. 잠시 의자에서 일어나 물 한잔 먹으며 마음을 가다듬고 찬찬히 생각해보니, 어쩌면 가능할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멜로디.. 2024. 4. 23.
『烏兎 -uto- - なんでもいいよ』 2024. 04. 18. 목 오늘의 곡은 우토의 뭐든지 좋아. 최소한의 악기 구성으로 나의 마음을 최대한 사로잡았다. 학생일때만 해도 이디엠만 주구장창 들었었는데, 요새들어선 이 곡처럼 듣기 편안한 음악들을 플리에 자주 넣는다. 복잡하고 시끄러운 현실에 대비한 단순하고 조용한 선율에 끌리는 걸까. 확실히 내 음악 취향은 현실과 반비례하는 것 같다. 이 곡이 끝나고, 다음 재생목록엔 어떤 음악이 나를 위로할까 기대된다. 2024. 4. 18.
『Lauv - Changes』 2024. 04. 14. 일 오늘의 곡은 라우브의 변화들. 한창 설거지와의 전쟁을 하고 있었을 무렵, 어무니께서 조언을 해주셨다. '밥 먹고 바로 설거지하면 안 힘들다!' 속는 셈 치고 조언대로 해보니까 진짜로 힘들 틈 없이 샤샥 끝내 버렸다. 시간이 흐를수록 쌓여가는 그릇들을 보면서 귀찮음과 스트레스도 같이 쌓았던 거였다. 어무니는 나에게 이 말을 전하고 싶으셨던 건 아닐까. '생각만 하지 말고 바로 실행하자!' 해야 하는 것, 하고 싶은 것은 넘쳐나지만 정작 행동을 안 해 무로 가거나 게으름만 느는 경우가 다반사다. 결과가 어떻든 일단 하는 게 아무것도 남기지 않는 것보다 나으며, 부정적인 잡생각이 쌓이기 전에 후딱 해치우는 게 낫다. 내가 할 수 있는 작은 일부터 조금씩 실천하다 보면 몸에 익어, .. 2024. 4. 14.
『Gloria Gaynor - I Will Survive』 2024. 04. 06. 토 오늘의 곡은 글로리아 게이너의 난 살아남을 거야. 봐야지 봐야지 미뤄났던 영화중에 하나인 '마션'을 드디어 보았다. 우주를 배경으로 한 SF장르의 영화라고 하면 대체로 부정적이거나 침울한 분위기지만, 이 영화는 그와는 전혀 다른 긍정적이고 밝은 에너지가 가득했다. 그 뿐 아니라 몰입도도 엄청나게 높아 짧지 않은 2시간 반이 훌쩍 지나갔다. 만약 내가 화성에 조난당한 상황이라면 패닉에 빠지지 않고 살아 남을 수 있을까. 주인공의 긍정의 힘이 영화를 다 본 후의 여운을 대체할 정도로 대단했다. 초등학교때 자신의 장점 적어보세요 하면 항상 넣는게 긍정적인 생각이었는데 아무래도 일이 없어서 그런지 부정적인 생각으로 머릿속을 가득 채워 가고 있다. 우리 아부지 별명인 부정돌이의 대를 .. 2024. 4. 6.
『Lucy Rose - Over When It's Over』 2024. 04. 04. 목 오늘의 곡은 루시 로즈의 Over When It's Over. 음악이 흐르는 동안 다른 세상에 갔다. 완벽은 없다 생각하지만 처음부터 끝까지 완벽했다. 그런 곡이 몇이나 될까. 보통 인트로 듣고 끄고, 코러스 듣고 끄고, 맘에 안 들면 끄고, 남들이 좋다 하면 끄고, 나만의 이상한 기준이 점점 확고해 질 때 마다 전공생이라는게 눈엣가시가 된다. 아무생각 없이 즐기려 해도 에너지를 쓰고 만다. 모든 것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던 개구쟁이 5학년 2반 내가 그립다. 2024. 4. 4.
『로이킴 - 봄이 와도』 2024. 03. 31. 일 오늘의 곡은 로이킴의 봄이 와도. 고등학교 때 제일 친했던 친구놈이 자대배치 받고 처음 휴가를 나왔다. 군에 있을 때 맨날 너무 힘들다, 크게 다치면 전출할 수 있으려나 같은 부정적인 소리만 해대서 걱정했는데 실제 얼굴 보니 괜찮아 보여 안도했다. 내 자취방에서 1박, 친구 집에서 2박, 총 4일간 서울에 머물렀는데, 피시방에, 노래방에, 목욕탕에, 고딩때 놀던 그 루틴 그대로 오랜만에 징하게 놀았던것 같다. 덕분에 내 통장은 텅장이 되었지만 추억으로 채워 넣었으니 됐다. 이 곡은 이 친구가 서울에 머무는 동안 질리도록 들었던 곡이다. 내가 너무 질려서 봄이 와도 금지령을 내렸지만 아랑곳않고, 쉴 틈 없이, 연속해서, 하루종일 불러대더라. 결국 나도 세뇌되어 친구 대전 보내고.. 2024. 3. 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