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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곡일기86

『김하온 (HAON) - Graduation (Feat. 이병재 (VINXEN), 이로한 (WEBSTER B))』 20234. 02. 07. 수 오늘의 곡은 고등래퍼 2 우승자들의 Graduation. 오늘은 대학교 졸업식이다. 부모님보고는 내가 오지말라 했고, 가뜩이나 친구가 적어 쓸쓸히 끝나나 싶었지만 학기가 끝나기 1개월 전에 친해진 친구를 화장실에서 우연히 만났다. 반갑게 인사를 한 후 그 친구 따라 졸업식장으로 가니, 그 친구의 가족분들과 고등학교 친구들이 졸업을 축하해주러 왔드라. 꽃다발 더미와 편지 등, 과분한 축하를 받는 분위기에 휩쓸려 나도 졸업인데 불구하고 그 친구의 졸업을 축하해주는 꼴이 되어버렸다. 같이 점심을 먹고 헤어진 뒤, 센치한 기분을 떨칠 수 없었다. 수업 끝나면 바로 집으로 향했기에 자업자득이지만 이제 친구 사귈 기회조차 없을 거라 생각하니 씁쓸했다. 공허한 마음을 안고 집에 돌아와 .. 2024. 2. 7.
『サカナクション - フレンドリー』 2024. 02. 05. 월 오늘의 곡은 사카낙션의 프렌들리. 고등학교 때부터 친했던 친구가 카타르 아시안컵을 통화하며 같이 보자고 하였다. 그 친구는 내 옆에 없지만 마치 한 방에 있는 것처럼 나와 같은 시선을 공유할 수 있다는 게 세상 많이 발전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각설하고, 본론은 그 친구와 작은 말다툼을 하였다. 같이 중계를 보다가 "저 선수 수염 예쁘네", "북 치면서 응원하려면 팔 근육 장난 아니겠다."같은 말을 하면 그 친구는 한숨을 쉬며 "헛소리 하지 마"라고 말했고, 스트리머의 방송을 틀며 다른 사람과 카톡을 하였다. 별 대수롭지 않게 여기면 되지만 '나와의 통화가 그렇게 재미가 없나?', '얘는 나의 어떤 반응을 원하고 같이 보자고 했을까?' 라는 쓸데없는 생각이 흘러넘쳐 굳이 느낄 .. 2024. 2. 5.
『METTE - VAN GOGH』 2024. 02. 02. 금 오늘의 곡은 METTE의 반 고흐. 주마다 내 머리를 지배하는 곡이 바뀌는데, 이번 주는 이곡이다. 유튜브 알고리즘에 이 곡의 뮤비 썸네일이 보이면 무의식적으로 누르게 된다. 누구의 시선에도 얽매이지 않고 자유로이 춤을 추며 음악을 즐기는 모습이 내게서 볼 수 없는 모습이라 부러워 그런 것일까. 나는 나 자신을 고정관념 가득한 유교보이라 생각하기에 항상 주위의 눈치를 보며 피해끼치지 않도록 신경쓰고있지만 오히려 그 답답한 모습에 짜증 내는 사람들도 몇몇 있었다. 언젠가 속박을 풀고 자유롭게 춤출 수 있는 날이 오면 좋겠다. 2024. 2. 2.
『羊文学 - GO!!!』 2024. 01. 29. 월 오늘의 곡은 히츠지분가쿠의 GO. 약속이 생겨 어느 장소에 도착해야 할 때, 지하철은 50분, 버스는 1시간 걸린다 하면 난 서슴없이 버스정류장으로 발길을 향한다. 지하철 보단 용기가 필요한 대중교통이지만, 노래를 들으며 햇살을 만끽하는 시간을 꽤 좋아하기 때문이다. 나를 기억하지 못할 사람들이 지나가고, 내가 기억하지 못할 풍경들을 보며 집에 갇혀있음 느끼지 못할 감정들로 내 몸을 채워나가는 그 시간이 좋다. 목적지에 도달하기 두 정거장 전부터 마음의 준비를 해야 해 다시 정신을 차리지만, 그 시간만큼은 노래와 하나가 되어 세상과 단절된 것만 같은 기분이 든다. (남에게 들키지 않을 자그마한 소리로 콧노래 부르기도 한다.) 히츠지분가쿠의 곡은 나만의 시간을 만끽할 때 자주 .. 2024. 1. 29.
『기리보이 - 뭐 어떡할까』 2024. 01. 27. 토 오늘의 곡은 기리보이의 뭐 어떡할까. 한창 고등래퍼와 쇼미가 유행일 때 나도 그 물에 타 열심히 노를 저었었다. 학교 선배가 내 랩하는 모습을 보며 기리보이 닮았다는 칭찬을 한 뒤, 나 랩 좀 치는듯 하며 맨날 랩 가사와 힙합 비트만 주구장창 만들어 대니까 학교에서 무섭다고 소문난 선배가 자기도 랩 좋아한다며 나에게 친근하게 다가와 주었다. 그 선배가 자퇴하기 전까지 선배 친구들 눈칫밥 먹으며 학교생활을 했던 기억이 있구먼. 지금은 어느새 이찬혁형님 말처럼 힙합은 안 멋지게 느껴지지만, 기리보이의 노래를 들으면 랩에 열중이었던 어린 날의 내 모습이 생각난다. 그땐 곡을 만들고 남에게 들려줄 때 제일 행복했었는데, 그 과정이 반복되다 보니 감정이 무뎌져 목적을 쫓는 음악을 하게.. 2024. 1. 27.
『日向坂46 - 見たことない魔物』 2024. 01. 12. 금 오늘의 곡은 히나타자카의 본 적 없는 마물. 최근에 히나타자카가 출연하는 방송들을 보고 깨달은 것이 있다. 아이돌은 선망의 대상이 아니라 하나의 직업이라는 것을. 남들보다 뛰어난 외모로 쉽게 성공하는 것처럼 보여도 어떤 직업 못지않은 노력과 끈기를 통해 자신의 일거리를 유지한다. 그걸 이제 알고 나서야 세상이 다르게 보이기 시작했다. 세상 사람들은 다 똑같이 사는구나. 내가 힘드니 너가 힘드니 할 것 없이 다 힘들고 내가 우월하니 너가 모지니 할 것 없이 다 소중한 존재이다. 이젠 아이돌을 보면 나와 별반 다를 것 없다는 생각이 든다. 내가 외모가 뛰어나다는 소리가 아니고, 같이 성장하는 존재로서 동질감을 느끼는 것이다. 그들도 나처럼 더 나은 나날을 위해 열심히 달려나가겠지.. 2024. 1. 12.